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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쓰는 이야기

민달팽이유니온 <불온한 세입자들> 강연 시리즈 - 김윤영 강연 민달팽이유니온 강연 시리즈 -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만보의 도시빈민 공부 시리즈 #4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주최한 강연 시리즈의 하나인 김윤영 활동가의 강연에 다녀왔다. 강연에서는 일화 중심의 책 이야기 보다는 부동산 시장 및 합동재개발 정책 관련해 더 큰 구조를 볼 수 있게끔 하는 내용들을 주로 다뤘다. 강연을 관통하는 한 마디는, "개개인들은 자신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선택을 하는데, 그 개개인들의 최선의 선택이 모여서 사회를 더 나쁜 곳으로 만든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재편되어야 할까? 우리는 그걸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가?" 였다. 한국 사회에서는 집주인이 되어야만 편하고 안락하게, 적당한 삶의 질을 누리며 살 수 있다. 이 명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모두가 인생을 통해 체득한 진리다. 한국 .. 더보기
『착취도시, 서울: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 (이혜미) 서평 『착취도시, 서울: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이혜미) 서평도시빈민 공부 시리즈 #3은 (김윤영 저)와는 비슷한 듯 다른 도시빈민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일보 기자인 저자가 쪽방촌을 취재한 이야기와 대학가 불법쪼개기원룸의 실태를 취재한 이야기, 크게 두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쪽방촌 이야기저자는 서울의 4대 쪽방촌이라는 창신동, 동자동, 영등포, 돈의동 쪽방촌을 취재했다. 쪽방 건물을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은 대개 한 건물만을 가지고 있지 않고 여러 채의 쪽방 건물을 가지고 있다. 한 개인이 여러 채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라도, 일가족의 구성원이 각각 한채씩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수십, 수백 칸의 쪽방을 세를 주면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검은돈‘ 현금을 벌.. 더보기
제 2회 전쟁과 여성 영화제 후기 (1) <위안> 6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됐던 제 2회 전쟁과여성영화제에 다녀왔다. 프로젝트38이라는 미디어/영상 연구 단체에서 기획한 행사로,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이 행사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서 참여할 수 있었는데, 정말 좋은 프로그램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이 행사를 알게되어 참석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은 경험을 했다. (프로젝트38 링크)더 보고 싶은 작품이 많았지만 체력과 시간의 한계로 두개의 영화, 과 를 봤다. 2020 감독 이혜린영화 은 일본군'위안부'에 비해 잘 논의되지 않는 한국군'위안부'와 미군'위안부'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일본군‘위안부’에 대해서는 보통, 그 ‘위안부’ 제도가 여성의 신체와 성을 물화하고 착취하였다는 데에 방점이 찍히는 대신 ‘피해자인 한국.. 더보기
『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서평 - 자본이 쫓아낸 사람들의 이야기 만보의 도시빈민 공부 시리즈 #2최근 미국에서 새 도시로 이사하게 되어서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기업이 관리하는, 새로 지어진, 깨끗하고 월세가 비싼 대형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 (미국은 회사가 월세용 건물을 굴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집들은 월세가 비싸도 너무 비싸서 지어진 지 오래된 작은 건물의 아파트에 들어가기로 했다. 집을 보러 다니면서는, 내 월급이 좀 더 올라서 그런 고급 대형 아파트에 사는 날이 언젠가 왔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어떤 자본이 이런 대형 렌트 산업을 굴러가게 하는 걸까 이렇게 회사를 통해 렌트하는 건 세입자에게 한국보다 나을까 별로일까 이 큰 건물이 있던 땅엔 뭐가 있었을까 은연 중에 생각이 흘러갈 때도 있었지만 일단 내가 낼 수 있는 월세로 살만한 집을 구하는 게 급선무였.. 더보기
서평 : 클라우디아 골딘, 『커리어 그리고 가정: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서평 : 클라우디아 골딘, 『커리어 그리고 가정: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김승진 옮김, 생각의힘 (2021) 이 책은 미국의 대졸 여성이 지난 100년간 커리어를 성취하는 것과 아이가 있는 가정을 이루는 것에 있어서 어떤 방식, 어떤 전략으로 이 두가지를 성취해 왔는지를 시대적 흐름과 함께 개괄하여 분석하는 한편, 대졸 여성과 대졸 남성 간의 임금 격차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클라우디아 골딘이라는 경제사학자이자 노동경제학자인데,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하버드 경제학과 최초 여성 종신 교수이며 전미경제학회 회장도 역임했다고 한다. 제목을 보고 나는 이 책이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 내에서 어떻게 얽히고 설킨 편견, 차별, 문제점을 마주하.. 더보기
공공데이터 이용해서 미국의 인종/민족 별 의료비 격차 분석하기 오늘은 올 여름에 모의논문처럼 연습으로 썼던 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어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pubhealth.tistory.com/17 주제는 2018년의 MEPS 데이터를 이용해서 미국에서 인종/민족 별로 성인(18-64세)들의 의료비에 어떤 격차가 있었는지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MEPS 데이터는, 풀네임으로는 의료비 패널 조사(Medical Expenditure Panel Survey)인데요, 연간 총 의료비와 더불어서, 일차의료나 세부 분야별로 의료비를 얼마나 썼는지를 각 참여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과 함께 포함하고 있는 데이터셋입니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에 공개되어 있는 데이터여서 저희 학과 필수과목에서 텀프로.. 더보기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서평 #9 서평 : 마야 뒤센베리,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은밀하고 뿌리 깊은 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김보은, 이유림 옮김, 윤정원 감수, 한문화 (2019) 의사가 여러분의 통증 호소를 제대로 듣지 않고 무작정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안정 취하고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말만 반복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런 의사의 반응이 여러분의 성별 때문인가 하고 의심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책은 그런 경험이, 모든 여성이 얼마나 흔하게 겪을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한국어 번역판 제목은 "'왜' 믿지 않는가"라는 질문의 형식을 취하면서 그 '왜'에 답할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현상을 고발하는 성격이 강한 책입니다. 원서 제목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더보기
임신 중 약물 사용을 형사 처벌하는 미국의 정책과 비용-효용 분석 #8 임신 중 약물 사용을 형사 처벌하는 미국의 정책과 비용-효용 분석 (Criminal Justice Prenatal Substance Abuse Policy: Based on Cost-Benefit Analysis)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임신 중에 약물 남용을 하는 경우 형사 처벌을 하는 정책을 두고 있습니다. 임신 중인 산모들만 콕 집어서 형사 처벌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인데, 그 근거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거칠게 말하면 "태아에 대한 아동학대"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정책은 타당할까요? 타당하지 않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 되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이 정책을 비판해야 할까요? 제가 이런 정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지난 학기 들었던 한 수업에서였습니다. 중간 과제가 비용-효용 분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