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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유니온 <불온한 세입자들> 강연 시리즈 - 김윤영 강연 민달팽이유니온 강연 시리즈 -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만보의 도시빈민 공부 시리즈 #4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주최한 강연 시리즈의 하나인 김윤영 활동가의 강연에 다녀왔다. 강연에서는 일화 중심의 책 이야기 보다는 부동산 시장 및 합동재개발 정책 관련해 더 큰 구조를 볼 수 있게끔 하는 내용들을 주로 다뤘다. 강연을 관통하는 한 마디는, "개개인들은 자신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선택을 하는데, 그 개개인들의 최선의 선택이 모여서 사회를 더 나쁜 곳으로 만든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재편되어야 할까? 우리는 그걸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가?" 였다. 한국 사회에서는 집주인이 되어야만 편하고 안락하게, 적당한 삶의 질을 누리며 살 수 있다. 이 명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모두가 인생을 통해 체득한 진리다. 한국 .. 더보기
『착취도시, 서울: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 (이혜미) 서평 『착취도시, 서울: 당신이 모르는, 도시의 미궁에 대한 탐색』(이혜미) 서평도시빈민 공부 시리즈 #3은 (김윤영 저)와는 비슷한 듯 다른 도시빈민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일보 기자인 저자가 쪽방촌을 취재한 이야기와 대학가 불법쪼개기원룸의 실태를 취재한 이야기, 크게 두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쪽방촌 이야기저자는 서울의 4대 쪽방촌이라는 창신동, 동자동, 영등포, 돈의동 쪽방촌을 취재했다. 쪽방 건물을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은 대개 한 건물만을 가지고 있지 않고 여러 채의 쪽방 건물을 가지고 있다. 한 개인이 여러 채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라도, 일가족의 구성원이 각각 한채씩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수십, 수백 칸의 쪽방을 세를 주면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검은돈‘ 현금을 벌.. 더보기
미워하는 사람에게 다정한 편지 쓰기 - 할머니에게 (5년 전 글쓰기 모임에서 "미워하는 사람에게 다정한 편지 쓰기"라는 주제로 썼던 글이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00이에요.이 편지를 써도 할머니는 글을 읽을 줄 모르니까 제가 소리 내어 읽어드리지 않는 한 할머니는 이 편지 내용을 영영 모르시겠죠. 하지만 저는 서울집에 올라가도 할머니에게 인사조차 드리지 않으니까, 이 편지를 읽어드릴 일도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제 마음을 담아 할머니께 편지를 써요. 제가 인사를 드리지 않아도 할머니는 제가 집에 왔다는 걸 알고 계시겠죠? 인사를 드린다면 할머니는 언제나처럼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고 얼른 밥을 먹으라고 하시겠죠. 같은 집에 살면서 인사조차 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저는 할머니를 미워하기 때문이에요. 할머니를 미워해서 죄송해요.십 년 조금 넘게 제 방이.. 더보기
언제나 박대의 공간이었던 곳 예천. 아빠가 태어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산 집이 있는 곳. 예천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시고 할머니가 건강하셨을 때는 설날과 추석, 일 년에 두 번씩 예천에 갔더랬다. 예천 시골집은 언제나 박대의 공간이었다. 산골 깊이 처박혀 있는 전통 깊은 종갓집에서 여자아이를 반겨줄 여력 같은 건 없었을 것이다. 그 딸아이가 9대 종손의 첫째니 더더욱 그랬겠지. 존재 자체가 박대의 이유였던 곳. 죽거나 병들거나 질린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빈집이 되었을 때에야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그곳을 찾았다.사람들이 떠난 자리는 풀과 나무가 차지했다. 사람이 심어줘야만 자란다는 감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솟아 번성하고 있었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온갖 풀은 한때 마당이었던 곳에 숲처럼 자라있었다. 이젠 아무.. 더보기
제 2회 전쟁과 여성 영화제 후기 (1) <위안> 6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됐던 제 2회 전쟁과여성영화제에 다녀왔다. 프로젝트38이라는 미디어/영상 연구 단체에서 기획한 행사로,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이 행사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서 참여할 수 있었는데, 정말 좋은 프로그램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이 행사를 알게되어 참석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은 경험을 했다. (프로젝트38 링크)더 보고 싶은 작품이 많았지만 체력과 시간의 한계로 두개의 영화, 과 를 봤다. 2020 감독 이혜린영화 은 일본군'위안부'에 비해 잘 논의되지 않는 한국군'위안부'와 미군'위안부'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일본군‘위안부’에 대해서는 보통, 그 ‘위안부’ 제도가 여성의 신체와 성을 물화하고 착취하였다는 데에 방점이 찍히는 대신 ‘피해자인 한국.. 더보기
『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서평 - 자본이 쫓아낸 사람들의 이야기 만보의 도시빈민 공부 시리즈 #2최근 미국에서 새 도시로 이사하게 되어서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기업이 관리하는, 새로 지어진, 깨끗하고 월세가 비싼 대형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 (미국은 회사가 월세용 건물을 굴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집들은 월세가 비싸도 너무 비싸서 지어진 지 오래된 작은 건물의 아파트에 들어가기로 했다. 집을 보러 다니면서는, 내 월급이 좀 더 올라서 그런 고급 대형 아파트에 사는 날이 언젠가 왔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어떤 자본이 이런 대형 렌트 산업을 굴러가게 하는 걸까 이렇게 회사를 통해 렌트하는 건 세입자에게 한국보다 나을까 별로일까 이 큰 건물이 있던 땅엔 뭐가 있었을까 은연 중에 생각이 흘러갈 때도 있었지만 일단 내가 낼 수 있는 월세로 살만한 집을 구하는 게 급선무였.. 더보기
서평 : 클라우디아 골딘, 『커리어 그리고 가정: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서평 : 클라우디아 골딘, 『커리어 그리고 가정: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김승진 옮김, 생각의힘 (2021) 이 책은 미국의 대졸 여성이 지난 100년간 커리어를 성취하는 것과 아이가 있는 가정을 이루는 것에 있어서 어떤 방식, 어떤 전략으로 이 두가지를 성취해 왔는지를 시대적 흐름과 함께 개괄하여 분석하는 한편, 대졸 여성과 대졸 남성 간의 임금 격차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클라우디아 골딘이라는 경제사학자이자 노동경제학자인데,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하버드 경제학과 최초 여성 종신 교수이며 전미경제학회 회장도 역임했다고 한다. 제목을 보고 나는 이 책이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 내에서 어떻게 얽히고 설킨 편견, 차별, 문제점을 마주하.. 더보기
~~글쓰기에 대하여~~ (거창한 척 해보기) 소설 쓰기, 수필 쓰기, 논문 쓰기 꽤 오랫동안,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을 꿈으로 품고 있었다. 전공 공부는 내가 먹고살려고 하는 것이고, 그건 차치하고서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언어영역에서 (예, 저는 옛날 세대 사람이며 국어영역으로 바뀐 지 한참 되었다는 것을 압니다ㅠ) 문학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항상 애를 먹었으면서도 현대소설 지문을 좋아했고, 대학은 모조리 공대에 지원하면서도 사람이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멋진 공학자가 되는 동시에 멋진 소설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둘이 다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소설가라는 꿈을 추구하기 위해 실제로 어떤 노력을 실천한 일은 별로 없고 생각에만 그쳤고,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열심히 찾아 읽는 것에.. 더보기